- ‘여성, 리더 그리고 여성 리더십’ 저자 김양희 박사 인터뷰
최근 들어 정계 진출뿐 아니라 기업 경영에서도 여성성을 강조한 리더십이 각광을 받고 있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여성, 리더 그리고 여성 리더십’이라는 책을 통해 여성 리더십에 대한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한 한국여성개발원의 김양희 평등정책연구실장에게서 실마리를 풀어봤다.
여성 리더십은 여성들만의 능력이라고 볼 수 있을까? 여성이라도 보통 말하는 ‘여장부’ 스타일의 리더십은 기존의 획일적 권위에 의한 남성적 리더십과 비슷하다. 여성들도 성향에 따라 여성 리더십에서 멀어질 수 있다. 남성이라고 해서 권위나 카리스마에 의존한 리더십만 발휘한다고도 볼 수 없다.
리더들의 가진 자질과 경험에 따라 지식사회에 어울리는 리더십을 갖게 된다. 단지 여성과 남성이라는 성구별로만 여성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긴 어렵다.
여성 리더십은 여성만이 가진 리더십이 아닌 ‘다양성을 존중하고 문화적 감수성이 풍부한 리더십’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다양성을 강조하는 글로벌 경쟁 시대에 여성 리더십은 기업의 성과를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김양희 실장은 미국의 시민단체인 카탈리스트의 조사 결과를 예로 들었다.
미국의 경제 잡지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350여 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고위 관리직의 성별이 다양해야 기업의 재정적 성공에 기여한다고 보고했다. 이는 최종 소비의 85%를 결정하는 여성들에게 어필하려면 여성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성별에서 다양성을 갖추고 있어야 기업내 혁신을 이루기도 쉽다. 단지 성별의 균형이 기업의 성과를 이뤘다기보다 다양성을 인정한 기업 문화가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기업은 일처리에 있어서 느리게 진행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한다. 우리 경영 문화에서 ‘속도전’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리더 한 사람의 기술과 추진력으로 일처리를 하면 기업의 대처 능력은 좀 더 빨라질 수 있다.
하지만 김 실장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는 추진력은 문제가 있다”며 “문제점을 짚어내 지적하고 토론하는 조직은 느리더라도 조직을 탄탄하게 만들어 오히려 경쟁에서 한 발 앞설 수 있는 힘을 실어준다”고 강조했다.
여성 리더십의 연구가 점차 주목되는 것은 전통적인 리더십만으로 현대 사회에 적응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과거 조직 운영을 리더에게만 의존하던 상황에서 벗어나 참여적, 수평적, 민주적, 팀제 운영 방식으로 변모하면서 부드러움이 강조되고 있다.
지식사회로 전환되고 있는 현재, 리더의 자질도 점차 변화를 요구한다. 김 실장은 현대 지식사회의 중요한 리더의 자질로 ‘문화적 감수성’과 ‘마음의 유연성’을 강조했다. 또 분야가 점차 세분화하고 다양해지고 있어 대인 관계 기술도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되고 있다.
리더의 강력한 권위로 구성원을 통제해 리더십을 발휘하려는 ‘혼자’만의 경영이 아닌 대화를 통한 ‘민주적’ 경영이 대세가 되고 있다. ‘여성성’이 가진 장점들은 지식경영 시대에 새로운 대안 리더십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실장은 기업 윤리를 지키며 ‘지속 가능 경영’을 이어가는 것에서도 여성 리더십은 필요하다고 한다.
“미국 기업의 경우 기업 내부 고발자들은 여성들이 많죠. 남성들의 경우 직급에 따른 선형적인 구조로 이른바 ‘짭밥’에 따른 능력을 통해 기업에 종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여성들은 기업 윤리가 바로 서있지 않다면 의문을 끊임없이 제기하죠.”
“기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말만 많고 따지기 좋아하는 여성들이 조직을 와해시킨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리더가 오히려 문제를 크게 만들 수 있습니다.”
“여성 리더십은 같이 일하고, 진솔하게 얘기 나누고, 지위가 가진 권위에 매달리지 않는 여성성이 강조된 정서적인 기업 운영을 강조하고 있죠. 무조건 기업에 대한 맹목적인 자세로 일관하는 직원이 많다고 해서 기업의 미래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보기 힘듭니다.”
김 실장은 기업의 신뢰나 믿음이 조직 운영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직원들에 대한 이해나 정서적인 관계 맺기는 조직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글 / 구성은(前 월간 해오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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