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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뒷간

<여성리더십>① 여자는 남자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 ‘여성, 리더 그리고 여성 리더십’ 저자 김양희 박사 인터뷰


최근 들어 정계 진출뿐 아니라 기업 경영에서도 여성성을 강조한 리더십이 각광을 받고 있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여성, 리더 그리고 여성 리더십’이라는 책을 통해 여성 리더십에 대한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한 한국여성개발원의 김양희 평등정책연구실장에게서 실마리를 풀어봤다.


남성들만이 리더가 될 수 있을까? 조직을 통솔하고 이끄는 데 강한 남성상은 경영에서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할까?


리더는 남성적이고 자신의 생각을 무조건 관철시키는 불도저형의 과감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아직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룬다. 카리스마는 남성에게만 있다는 편견도 많다.


남성 위주의 지도력으로 우리 근대 역사를 일궈왔으나 현재는 이같은 획일적 지도력이 이미 여러 분야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여성성을 강조한 리더십의 틀로 바꾸려는 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여성 리더십의 재발견


“과장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리더십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편이에요. 다양한 리더십센터가 들어서 있고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는 듯하지만 연구에 대한 인프라가 상당히 부족하죠.”


“특히 리더십을 얼마간의 교육으로 길러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죠. 리더십은 기술적인 부분에만 매달려서 하루아침에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계속적인 학습이 필요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인격적인 부분에서 숙성돼야죠.”


리더십에 대한 관심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최근에는 다양한 리더십 연구 외에도 전국민의 리더화, 초등학생을 위한 리더십 교과서까지 등장했다.


리더십 교육의 홍수 속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하지만 김양희 실장은 리더십에 대한 관심에 비해 깊이 있는 연구는 ‘아직’이라고 한다.


리더에 대한 학습도 중요하지만 교육 여건도 부족하다. 관습적인 리더 상을 제시하는 것에만 머무른 연구가 대부분이다. 직급에 따라 세분화된 리더십에 대한 연구도 마찬가지다. 조직의 리더는 단지 한사람에게만 해당된다는 생각이 직급별 리더십을 키우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더구나 여성 리더십에 대한 연구는 더욱 부족했다. 여성 리더십에 대한 교육과 기관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여성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란 쉽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 인맥에 대한 영향력은 강하다. 조직 사회에서 적응을 잘하려면 우선 상사의 지시에 잘 따르고 조직 속에 길들여져야 직급도 올라갈 수 있다고 믿어왔다. 인맥 형성을 잘 하는 것도 하나의 능력으로 인정받았다.


인맥을 만드는 것에 있어서 여성들의 입지는 상당히 좁았던 것이 사실이다. 남성들처럼 인맥 쌓기를 통해 ‘관리자 수업’을 받기가 어려웠다.


최근 여성들도 관리자 역할이 늘어나긴 하지만 대부분 중간급 이상으로 올라가기가 힘들다. 여성성이 많으면 관리자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편견 때문이다. 여성은 말만 많고 조직에 헌신적인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여성 리더십을 폄하하게 만든다.


김 실장은 “아무리 민주적인 리더십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로 바뀌고 있다고 해도 여성 리더십이 자리를 잡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여성성이 가진 잠재력이 현대 사회에 얼마만큼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간과하는 부분이 큽니다. 리더십은 얼마만큼 기업에 헌신하고 흡수될 수 있느냐에 달려있지 않죠.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능력이 필요한 요즘 여성적인 정서는 상당 부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봅니다.”


“여성성에 대한 편견은 사회 전체의 경쟁력도 낮추게 되죠.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자기 사람 심기에만 치우쳐서는 곤란합니다. 다양한 팀들이 조화를 이루도록 균형 있게 조직을 운영하는 능력이 중요해졌죠. 직원들에게 학습의 기회를 늘려주는 뒷받침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글 / 구성은(前 월간 해오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