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은 식을 줄 모른다. 자녀에게 보다 좋은 미래를 갖게 하려는 부모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교육비 지출은 해마다 늘어나는데 교육의 질은 높아지지 않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은 시시각각 변신을 거듭한다.
학부모나 학생이나 이래저래 입시 상황에 휩쓸리다보면 자녀의 청소년기는 가족 모두에게 행복한 추억보다 힘들고 고생했던 기억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교육 현실이 암울한데도 교육 일선의 교사나 학생, 학부모들은 그냥 속앓이만 할 뿐이다.
고즈넉한 학교 교정
학교에서 교육 희망을 찾다
요즘 추세를 보면 사교육보다 공교육이 더 비판의 대상이 되는 듯하다. 이미 사교육이 공교육의 수준을 뛰어넘고 있다고 한다. 경쟁체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공교육의 위기는 계속될 것이라고도 한다.
경쟁적인 입시 위주의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도 한다. 공교육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의 효율성과 현실적인 대안 마련을 첫손에 꼽는다. 또 이미 좁혀지지 않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 사이의 신뢰 구축도 늦출 수 없는 문제다.
학교 내의 일선 교사들은 위기의 공교육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문제점 투성이지만 그래도 공교육의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희망을 말하는 교사들에게 길을 물었다.
공교육은 과외 같은 사교육과 반대되는 뜻으로 국․공립학교와 공교육에 준하는 사립학교의 교육을 말한다. 기본적인 공교육의 지향점으로는 높은 사고력과 가치관의 함양, 교육시설의 확대, 공교육의 충실화에 의한 과열과외의 방지, 사학의 자율성과 공공성 향상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공교육의 현실과 상당 부분 벗어나 있는 얘기다. 경쟁적인 입시 위주의 교육에 교육 시설은 낙후됐고, 가정에서 생활비 대부분이 과외비로 들어가고, 사학의 부패는 빈번히 일어난다.
일선 교사들에게 비친 학교 역시 불합리한 상황에 놓여 있긴 마찬가지다. 교사들은 대부분 이기심과 경쟁심을 가르치는 입시 위주의 교육 폐해를 먼저 지적한다.
게다가 학교 교육은 ‘신분상승의 수단이다’, ‘관료주의로 점철돼 있다’,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밥그릇 싸움만 한다’, ‘학부모들의 인식이 학교를 보육원쯤으로 여긴다’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 버거울 정도로 공교육에 대해 문제점을 토로한다.
그럼 그들에게서 공교육의 희망을 들을 순 없을까? 한 교사는 학교뿐 아니라 학부모나 사회적으로도 아이를 성적이 1등인 학생으로 키울 게 아니라 생각이 깊은 아이로 키우길 희망한다.
또 다른 교사는 학벌위주의 교육으로 인한 악순환을 버리고 사회 전체가 나서 선순환 구조가 되길 희망한다. 또 진보 성향의 교사는 학생인권을 살려 아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부터 먼저 따져볼 것을 권한다. 또 보수 성향의 교사는 편가르기만 하지 말고 서로 소통의 벽을 허물자고 제안한다.
교육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사람 안에 길이 있고,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하지 않는가. 학교 현실이 아무리 우울해도 일선 교사들은 아이들을 보면서 희망을 찾고 있다.
교권 침해냐, 학생인권 옹호냐
학교 내 폭력 사태에 대한 얘기가 언론을 통해 간간이 들려온다. 교사가 학생에게, 학생이 교사에게 폭력을 휘둘러 안 그래도 위기감에 빠진 학교 현실을 더 볼썽사납게 하고 있다.
교사들은 학교가 삭막하게 변하고 있다는 것에는 동감했다. 언론에서는 간간이 보도하지만 현실적으로 자주 겪는 일이라고 한다. 이미 학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함을 말해준다. 교사들이 삭막하다고 느끼는 학교에서 학생들이라고 즐거울 수 있을까.
교사의 성향에 따라 학생인권이나 폭력성을 이해하는 방향은 나름 차이를 보인다. 보수 성향의 교사는 학생인권을 존중한다고 해서 그대로 방치하면 그나마 있던 학교 질서 자체도 무너진다고 말한다. 일단 무너진 질서를 바로잡기란 쉽지 않을 수 있어 학생에 대한 제재가 강력해질 필요가 있다고 한다.
반면 진보 성향의 교사는 학교 환경이 거의 수용시설과 마찬가지인데 학생들의 폭력 성향이 강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강조한다. 학생인권을 생각한다면 학교 환경을 개선하고 학생 복지를 위해 신경 써야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모두 틀린 말은 아니다. 학생들에 대한 제재 조치도 필요해 보이고, 근본적으로 학교 환경의 개선이 학교 분위기도 좋게 하고 사고를 줄일 수 있다.
문제는 학교 내에서 서로의 얘기를 들어주기 인색하다는 데 있다. 학생과 교사 간, 교사와 교사 간에 서로 조금이나마 듣고 이해할 수 있는 창구가 없으니 더욱 의견을 나누기 어렵다. 정부의 정책적인 부분을 탓하기 전에 학교에서부터 서로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볼썽사나운 일도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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