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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뒷간/뒷간의 사유

또 다시 버리게 해주소서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그저 잠깐동안 살 것이 아니라면 그 많은 것들을 어루만져야 할 것 같다.

노동자는 무엇인지..노동의 댓가는 무엇인지...노동을 하고도 댓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대체 무엇인지..돈만으로 살 수 있는 것인지..살아도 살아있는 것인지..100:0과 51:49는 같은 것인지...51일 좋다면 49는 그냥 죽어야 하는 것인지..

난 얼마나 남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지..정말 난 사랑을 알고 있는 것인지..사랑이나 해봤는 지..내 종교가 정말 사랑이 맞는 것인지..정직을 내 무기로 알고 있는 지..정직하게 누군가를 사랑해 봤는 지..

그저 단순함에 끌려다니는 것은 아닌지..단순함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인지..단순함이 성공의 열쇠라는 유행이 번지는 것은 무슨 음모가 아닐런지..

즐긴다는 것은 무엇인지..오락인지..이성관계인지..술인지..가끔 오는 기념일이나 축제인지...행복은 정말 내 가까이에 있는지..행복을 찾으려 평생을 헤매지만 공허함만 남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눈물은 왜 나는지..힘들어서인지..기뻐서인지..무언가를 간절히 원해서인지..얻지 못한 분함 때문인지..

너무나 많다..일일이 열거하기도 진이 빠진다..무언가에 갇혀 어우적댄다..서성댄다..비루하게 비비적댄다...

또 서성댄다..언제까지고 서성댈 태세다..아는 척..모르는척..바쁜 척..좋아하는 척..미친 척..있는 척..없는 척..누구나 '척'하는 죄악에서 벗어날 줄 모른다.

또 기도하게 만든다..버리게 해주소서..버리게 해주소서..제발 부탁이니 이제는 버리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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