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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까지 나의 가장 행복했던 하루 1991년 크리스마스이브 오후 5시. 성당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전야제 행사 준비가 한창이다. 유치원, 초중고생 학년별로 장기자랑과 노래, 연극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했다. 내 나이 17세 고1. 우리 또래도 2주전부터 연극을 준비해왔다. 초등학교 때부터 성당을 같이 다녔던 친구들과 함께 이번에도 참여했다. 연극 내용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대충 청소년기의 방황과 좌절, 극복을 다룬 나름 참신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극~복~!!ㅋㅋ 보통 크리스마스이브에 하는 성경 속 얘기나 예수 탄생을 다룬 것이 아닌 조금은 색다른 내용이다. 방황하던 청소년이 우여곡절 끝에 참된 신앙과 정신 개조를 한다는 뻔한 ‘극복’ 스토리지만…. 한 학년 선배가 시나리오를 쓰고 나는 목소리 크다는 이유로 극복 스토리의 주인공을 .. 더보기
‘자기소개하기’의 나는 정말 나일까? 자전적 소설이라는 우리나라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소설 분야에 대한 평론을 봤습니다. 권여선의 자전적 소설 ‘푸르른 틈새’에 대해 대중문학평론가 정여울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녀는 이야기꾼의 수사학과 에세이스트의 통찰을 동시에 작동시키며 특유의 서사/서술적 공간을 창출해내고 있다. 이는 ‘서사를 뛰어넘는 서술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가 특유의 글쓰기 방식이기도 하다.”(정여울, [내 서재에 꽂은 작은 안테나]) 이는 묘사와 서사적인 부분에 머무는 소설이 아닌 하나의 이야기에 에세이를 가미해 작가의 철학과 통찰을 같이 보여주는 글쓰기 방식이라는 얘기죠. 이런 예를 잘 보여주는 장면의 하나로 정여울은 ‘자기소개’에 대한 장면을 꼽았습니다. 권여선이 대학시절 누구나 경험하는 자기소개의 장면을 ‘괴로움’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