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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뒷간

모래성의 추억, 혹은 무모한 도전(?)

이른 봄날 햇살이 가늘게 내리쬐는 오후. 아이들이 학교 한켠의 모래밭에서 모래성을 쌓는데 열중이다. 좀 단단하게 쌓으려는지 물까지 부어가며 모래를 열심히 얹는다.

누구나 한번쯤은 어릴 적 모래성을 쌓던 추억이 있을 게다. 물을 붓고 아무리 견고하게 쌓아도 얼마 안 돼 무너지는 모래성의 짧은 추억.

어릴 적에는 참 무모한 짓도 많이 했다. 어차피 무너질 거 뭐 하러 그렇게 열심히 쌓았는지….

하지만 정말 무모하기만 했던 걸까. 이제 어른이 됐으니 모래성 쌓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쓸데없는 짓일 뿐이라며 애정 어린 충고라도 할 것인가.

영국의 한 일간지 여론조사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중 하나로 ‘모래성을 쌓고 있는 아이’라고 조사됐다고 한다. 어른들이 보기에 하찮아 보이는 모래성 쌓기가 아이들에게는 너무 행복하다. 왜 그럴까? 욕심 없이 자기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이 즐거울 뿐이다.

가물가물한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려보자.
자신만의 멋진 성(城)을 상상하며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모래를 쌓던 추억. 얼마 후 무너지겠지만 다 쌓은 모래성에서 느끼던 행복했던 순간은 가슴 한켠에 남아 있지 않나.

아이들이 가끔씩 무모한 도전을 해도 여유를 가지고 지켜볼 일이다. 아무리 무모한 짓이라도 언젠가는 당신처럼 아련한 추억거리라도 만들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