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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뒷간/치유를 위한 자전쓰기

나에게 오라, 너에게 가마

1970년대 전라도 지역의 시골 장터를 배경으로 두 젊은이들이 건달로의 삶에 들어가면서 방황을 그린 영화. ‘나에게 오라’


주인공 춘근이(박상민)는 그리 잘 싸우지도, 수완이 좋은 것도 아닌 그냥 장터에서 굴러먹는 일명 ‘양아치’ 쪽에 가깝다. 하지만 결국 장터 패거리들의 싸움에 휘말려 숨을 거두게 된다. 모범생이었던 친구 윤호(김정현)는 춘근이의 똘마니를 자청하며 싸움판에도 끼어들지만 건달로서의 끼가 없었던 그에게 그 바닥은 낯설기만 할 뿐이다.


결국 친구인 춘근을 잃고 ‘나도 니처럼 박터지게 살란다’고 말하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그때 열아홉 무렵은 얼마나 넘기 힘든 강이었던가. 하지만 돌이켜보면 얼마나
아름다운 슬픔이었나. 세월이 흐를 수록 더욱 아련하고 눈부신 그 어린날….” 

 


살면서 생활신조 하나쯤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던 중 대학 시절 잠깐 봤던 ‘나에게 오라’라는 영화의 마지막 대사 ‘…나도 박터지게 살란다’가 머리에 박혔다.


이후로 어쩌다 누가 생활신조라도 물으면 ‘박터지게 살자’라고 당당히 말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신조는 단순한 일상에 묻혀 점점 자취를 찾기도 힘들다.


일상의 단순함을 패배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이 들어도 그 노무 개김성 하나는 끝까지 남길 바랐는데….

이젠 버티기 위한 객기만 남았다. 박터지게 안 살려고 해도 그냥 일상에서 박터진다.

생활신조가 삶이 됐다. 또 박터지는 일만 남았구나….